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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저 '객관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객관적으로 판단하자,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자, 객관적으로 이야기하자, 등등등.

하나 묻겠는데, 과연 완벽하게 객관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객관이란 것은 '검정' 이나 '흰색'과도 같은 얘기다.
세상에 완벽한 검은색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흰색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론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객관이라는 것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환상에 불과하다.
만일 정말로 완벽한 '객관'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생각하는 주체에게 자아라는 것이 '전혀' 없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주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객관이란 것 역시 하나의 이데아에 불과하다.

생각해보라. 우리가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그것이 과연 객관적일까?
반대말인 주관적이란 말은 내 입장에서 사물을 본다는 의미이다.
객관적이 되려면 다른 개체의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다른 개체의 입장이란 결국 그 다른 개체에게는 주관적이 되어 버린다.

다시 말해서 세상에 100%의 객관은 존재하지 않고,
수많은 주관들만이 존재하는 것 뿐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하려는 습관, 태도가 필요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타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이해하려고 하는 시도는 분명 필요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저 '객관적'이라는 개념을 신주단지 받들듯 모실 필요는 없다는 거다.
'객관적'인 이야기는 옳다, '객관적'으로 사고하면 옳은 결론이 도출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글이나 생각, 이야기에 그저 '객관적'이라는 딱지만 붙여 놓으면
그게 무슨 성경책이나 코란에 씌어 있는 신의 말씀인 양 받드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허울좋은 '객관'역시 누군가의 '주관'일 뿐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세상에 순수한 객관이란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 순수한 악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우리가 말하는 객관적인 이야기라는 것은
'객관'이라는 포장지에 포장된 몇 가지의 '주관'의 세트메뉴일 뿐이다.

객관을 존중하고 언제나 염두에 두되, 그것을 받들지는 말아야 한다.
객관이 우리의 종교가 되는 순간, 그것은 우리의 사고를 미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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