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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eragon, 2006

Undertaker 2007. 1. 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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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서 경어 생략합니다)

 영화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은 끝났고, 해리 포터는 사춘기에 접어든 주연 배우들과 함께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또 하나의 판타지 영화가 이 에라곤이다.
 에라곤은 판타지가 배경이라는 이유로 개봉 이전부터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등과 비교되곤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두 작품에 필적하는 그 무엇인가를 원하는 관객에게 있어
 에라곤은 범작을 넘지 못한다.

 20대 작가의 데뷔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영화의 어디서 본 것 같은 구성들은
 그렇게 혹평의 대상이 되지는 못할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평범한 한 소년이
 영웅이 된다는 줄거리는 스타워즈와 흡사하고, 대규모 전투 장면은 반지의 제왕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장면들이며, 인물들 간의 관계는 해리 포터와 유사한 것이 사실이다.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 요망)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을 비판의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에라곤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
 는 영화이다. 필자는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본래 소설의 흐름도 그러한가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영화에 한해서는 설명이 지나치게 부족하다. 자세한 것은 모두 생략하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반지의 제왕에서도 소설판에 비해 생략된 부분이 많지만, 에라곤은 그
 생략이 관객의 감정 이입을 방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브롬이 어째서 (단지 집을 나가면서
 그런 말을 남겼다는 이유만으로)에라곤을 뒤쫓아왔던 것인지, 에라곤은 어떻게 가르쳐주지도
 않은 주문을 마법이라고 알고 순식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이 부분은 브롬에 의해 '재능'
 이라고 설명된다. ...지나치게 편리한 해설같지 않은가?), 꿈에서 겨우 한 번 본 에리아를 구하러
 더르자가 있는 성으로 향하는 에라곤의 태도에도 단지 '무모한 성격'이라는 한 마디로 치부하기
 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또 드래곤을 타고 날아온 에라곤과 말을 달린 브롬이 어떻게 그렇게
 비슷하게 성에 올 수 있는 것인지(한 나절의 시간차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분명 그 이전까지
 그들이 향하고 있던 방향은 성과 반대방향이며 며칠 동안이나 길을 재촉하고 있던 도중이었다),
 게다가 더르자는 왜 자신의 성에 들어온 에라곤을 처리할 절호의 기회를 날려먹고 갈바토릭스의
 분노를 받는 것인지(분명 더르자는 심장을 찌르지 않으면 죽지 않으니 머리를 찔렸다고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캐릭터들의 비중도 들쑥날쑥하다. 중요한 역할을 할 듯이 암시되던 에리아는 결국 '잡혀간 공주'
 이외의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종반 전투씬에서 무기를 들고 싸우는 장면만이 유일한 차별성
 이랄까) 머타그 역시 무엇인가 중요한 인물로 언뜻언뜻 등장하는 듯 하지만, 마지막의 대사 외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 브롬은 드래곤을 잃어버린 자의 고뇌와 새로운 라이더를 발견한 희망의 감정이
 교차하는 내면적 캐릭터라고는 생각되지만, 러닝타임동안 그러한 면은 거의 부각되지 못한다.
 
 결국 이러한 캐릭터들을 모두 희생하면서 묘사에 집중한 주인공 에라곤은? 무모하지만 그 점이
 매력이라는 가장 그럴듯한 묘사 이외에는 역시 이렇다 할 캐릭터성이 없다. 단지 마지막 부분에서
 드래곤의 꼬리에 매달려 싸운다는, 비주얼적인 멋만이 있을 뿐.

 미루어 볼 때, 영화는 반지의 제왕처럼 연작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듯 하지만, 연작이라고 하더라도
 각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관객을 붙잡아 두어야 시리즈물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에라곤
 은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시리즈물이라고 할 수 있다. 후속작이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
 지만, 이 영화 하나로 평가하자면 결국 드래곤과 전투씬 감상 이외에는 의미가 없는 영화.


 p.s. 추가로 이야기하자면 제레미 아이언스 보는 재미도 쏠쏠하긴 하다.
        근데 후속작부턴 당연히 안나오겠지.  ....Oh shi...

 p.s.2. 존 말코비치도 간간히 나온다. 문제는 다 합쳐봐야 등장이 1분이 채 안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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