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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영원하다


그야말로 최고의 게임.

챔스 한경기 최다골 5위안에 들어갔다느니 뭐 이런건 이미 언론에서 지겹게 떠들었고...

하여간 우리 선수들, 정말 잘해주었습니다.
스님의 공백이 꽤나 걱정되었는데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메워주었습니다.
물론, 로마가 전반 중반이후 자멸한 탓도 크긴 하지만 말이죠.

경기는 초반에는 팽팽하게 전개되었습니다.
OT팬들의 압도적인 성원으로 주도권은 우리가 쥐고 있었습니다만, 로마 역시 위력적인 중거리포를 간간히 날리는 등, 사실 경기의 양상은 우리가 약간 우세한 정도였네요.
그런데 10분이 약간 지나서 터진 캐릭의 중거리포 한방에 전세가 확 뒤집히고 맙니다.
사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지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터라, 오던 잠이 확 달아나더군요;;
로마 츶에서도 이렇게 빨리 실점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실점 직후에 조직력이 무너지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유럽에서도 굴지의 포스를 발하는 맨유 in OT. ...결국 전반 20분까지 3골을 헌납하면서 로마는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뭐, 이어지는 골 폭죽은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으셔도 축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미 하루종일 뉴스로 보셨을 터이니 긴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경기 전개상황은 논외로 치고, 개인적으로 짚어보았던 점 몇가지.

일단, 스미스의 복귀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복귀 자체야 꽤 되었고, 리그전에서도 교체투입 되곤 했지만 선발 풀타임 풀장은 정말 오랫만이었죠. 어떻게 보면 스미스의 기용도 영감님의 승부수였던 듯 한데... 결과적으로는 스미스도 한 골을 넣으며 멋지게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솔직히 득점 자체보다도, 그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오늘 로마와의 경기에서 스미스 특유의, 그 루니를 방불케 하는 <제1선에서부터의 폭넓은 압박과 활동량>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사하가 잔부상에 계속 시달리고, 샤르옹의 나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 스미스에게 많은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 로마전에서는 스미스가 성공적으로 복귀하고 동시에 득점을 올리면서 골 감각도 조절했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종종 이야기가 나왔던, 캐릭-레챠라인.
오늘 경기에서는 캐릭-레챠라인이 제대로 미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야말로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이전까지 캐릭-레챠라인은 주전기용인 스님-캐릭라인은 물론 캐릭-오셔라인과 비교해도 약간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오늘 캐릭-레챠는 그야말로 환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로마의 허리라인을 압박했습니다. (물론 페로타의 결장도 로마가 허리에서 압도당한 큰 원인이었겠습니다만... 아무리 페로타가 빠졌다고 해도 이같은 승리를 이끌어낸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평소의 캐릭-레챠라인과는 약간 역할분담이 다른 것 같았습니다. 플레쳐가 수비적인 롤을 맡고, 캐릭이 평소의 스님 롤을 맡았다고나 할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스님-캐릭라인의 역할분담과도 약간은 다릅니다만, 대강 나누면 레챠가 평소의 캐릭이 담당하던 수비적인 롤에 좀더 치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레챠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포스를 보여주면서 로마의 공격을 적절하게 끊어줬고요.(마치 스타일은 다르지만 킨옹의 수비조율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ㅠㅠ) 캐릭의 화력이 살아나지 못했더라면 절반의 성공이 될 뻔 했습니다만, 오늘 캐릭이 화력을 폭발시키면서 그야말로 캐릭-레챠라인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의 경기에 있어서도 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물론 캐릭이 이렇게 공격적인 리듬을 계속 탈 수 있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스님-캐릭라인이라는 퍼스트 초이스 외에 캐릭-오셔라인과 대등한, 혹은 그 이상의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는 의미이니까요. 사실 오늘 경기의 숨은 공신은 플레쳐였습니다.

세 번째는 체력문제로 (언론에서) 왈가왈부하던 긱옹의 완벽한 공격조율. 오늘 긱옹의 어시스트는 이건 뭐... 순식간에 날도와 함께 챔스 어시스트 순위 공동 1위에 등극하셨습니다 ㄷㄷㄷ 물론 긱옹이 리그 후반기 들어서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렸던 것은 확실합니다만... 역시나 이 문제는 영감님의 적절한 로테이션 기용이 최우선이라고 보여집니다. 체력적인 문제만 아니라면 긱옹의 포스는 아직도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후반에 잠시 나왔었던 '뜨거운 감자' 리처드슨. 저는 포츠머스전을 보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포츠머스전에서 찰순이가 아주 야삽을 팠던 모양이더군요. 요 며칠 사이 부쩍 리처드슨에 대한 비판이 늘었는데, 사실 찰순이의 그러한 문제점은 하루이틀 된 문제점이 아니었죠. ...랄까 사실 찰순이가 나올때마다 그런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에선 이건 변호해주고 싶어도 변호를 해줄수가 없기도 하고....

일단 이번 경기에서의 짧은 플레이만 갖고 보아도, 찰순이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루즈볼에 적극 대시해서 몸싸움을 통해 코너킥을 얻어내는 장면은 사실 굉장히 좋았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대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파이팅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물론 찰순이 개인적으로 최근 모습에 대한 비판이 많았으니, 그에 따른 효과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문제는 찰순이가 올렸던 크로스. 가운데 공격진이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 없는 크로스가 올라갔죠. 물론 단 한번뿐이고 달랑 한 번의 크로스로 선수를 평가하는 덴 무리가 있습니다만, 문제는 찰순이는 이러한 '생각 없는 플레이'를 출장할 때마다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ㅠㅠ 사실 우리 선수라 감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만, 레즈 유니폼을 입고 1군 출장을 한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찰순이가 계속 이런 식의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발전의 여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글쎄요. 이제 유망주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나이이니 만큼, 자칫하면 정리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정리하면, 우리 선수들 정말 잘 해줬습니다. 원정에서 10명으로 2-1의 결코 나쁘지 않은 스코어를 이끌어 냈고, OT로 온 토티에게 눈물을 삼키게(...) 했으니까요. (...뭐, 소원성취는 한 셈인가;;) 이제 다가오는 4강은 오늘 새벽 결정이 나겠군요. 오늘은 좀 자고 내일 경기를 받아서 보든가 해야겠습니다만, 뮌헨이나 밀란이겠군요. 뮌헨이랑 붙으면 우리와 끝없이 소문이 퍼지는 하그리와의 대결인데... 개인적으로 끈적한 스타일의 뮌헨보다는 차라리 밀란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만(갚아줘야 할 빚도 있고 말이죠), 누가 올라오더라도 우리 선수들 잘 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Glory Glory Un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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